
2025년 7월 9일 우리 집에서
고양이는 작고 비좁은 통에 몸을 구겨넣고 쉬는 휴식을 좋아한다. 들어가서 달팽이처럼 몸을 말고 있으면 그 좁은 통에서 공간이 조금 남을 정도이다. 가끔 통속에서 잠에 빠져든다. 하나도 불편해 보이질 않는다. 우리는 공간이 좁으면 불편해서 쉴 수가 없다. 어디서든 쉬고 있는 고양이를 보면 휴식에 관한한 고양이가 우리보다 더 잘 진화했다는 생각이 든다. 유연성이 우리보다 훨씬 뛰어나다. 고양이의 유연성과 날렵함을 생각하면 가끔 우리는 이런 몸으로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의아할 정도이다. 몸만 생각하면 우리가 진화의 궁극이 아니다. 고양이가 몸을 바꾼 반면 우리는 편한 데를 찾아가며 살다 이 몸으로 남게 된 것이 아닐까도 싶다. 그러다 그만 우리는 이제 편안한 집을 마음대로 가질 수도 없는 세상을 살게 되었다. 고양이는 어디든 편히 쉴 수 있는 몸을 가지는 방향으로 진화했고 우리는 몸은 한계가 많지만 그 몸으로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집을 갖는 방향으로 진화했지만 집이 비싸 누구나 마음대로 집을 가질 수 없는 세상에 부딪쳤다. 우리의 진화는 모두가 집을 기본으로 가질 수 있어야 완성된다. 우리의 진화는 몸에서 완성되지 않고 몸에 편안한 세상을 만드는 것으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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