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아닙니다.
서울의 올림픽공원입니다.
서울에서 만나는 유채꽃은
제주에서 만나는 유채와는 조금 다릅니다.
제주의 유채는 제주의 풍경이지만
서울에서 만난 유채는
제주에 대한 그리움이거나 제주의 추억입니다.
유채가 제주에 있을 때는 제주의 유체이지만
서울에 있으면 서울의 유채가 아닙니다.
유채는 어디에 있으나 제주의 유채입니다.
그래서인지 유채를 보고 있으면
이제 그 꽃을 도시의 한가운데서 맘껏 볼 수 있게 된 서울이 좋은게 아니라
자꾸만 제주로 가고 싶어집니다.
그런 그리움이 없다면,
또 서울의 유채가 마냥 예쁘고 좋다면,
유채가 필 때 제주에 한번 다녀오시는 게 좋습니다.
제주에는 꽃이 필 때,
그 꽃에 함께 담기는 제주의 바람, 제주의 바다가 있습니다.
그 꽃에 추억으로 담긴 제주의 바람, 제주의 바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발효되어
나중에는 아주 잘익은 제주에 대한 그리움이 됩니다.
서울에서 만나는 유채는 그냥 유채꽃이 아니라
바로 그렇게 제주의 추억이 발효된 그리움의 꽃입니다.
서울에선 서울의 풍경을 꽃에 담아 그리움으로 발효시키긴 어렵습니다.
빌딩과 차들로 가득한 그 풍경을 꽃에 담아 발효시키려 했다간
나중에 그 추억을 열었을 때 벌겋게 녹이 슬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유채에 담아 발효시킬 수 있는 추억은 제주에만 있습니다.
유채 속에서 발효되는 그리움은 오직 제주로만 고개를 돌립니다.
그 그리움이 없는 유채는 사실은 절반이 텅빈 꽃입니다.
그러니 그 꽃을 볼 때
제주에 대한 그리움이 없다면
언제 한번 꽃피는 좋은 시절을 잡아
제주에 다녀오시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