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물거품

Photo by Kim Dong Won
2004년 7월 19일 서해 영종도에서


바다가 입에 흰 거품을 물고
내게 달려들었습니다.
바닷가의 모래밭에
자신의 얘기 하얗게 쏟아놓고
다시 바다로 돌아갑니다.
입에 거품 물고 내게 달려드는 데도
바다에만 가면
하얗게 쏟아놓는 그 얘기,
하루 종일 들어줍니다.
항상 내 얘기만 입에 거품물고 쏟아내며 살았는데
바다에만 가면
바다가 입에 거품물고 쏟아놓는 얘기,
하루 종일 듣다가 옵니다.

8 thoughts on “바다와 물거품

  1. 게도 바다에 살다 보니 게거품 무는 걸 배웠나 봅니다.
    날 좋으면 수평선 너머로 칭따오가 보일 것 같습니다.
    맥주가 유명하다던데…

  2. ㅋㅋㅋ~ 나 막 웃었습니다!
    입에 거품을 물고 얘기 한다는 그 뉘앙스 절대로 다정한 버젼이 아닌듯 해서요~ ^^

  3. 날씨가 너무 더워서인지
    주변의 모든 것들이 침묵하는 듯 했어요
    정오의 침묵~~~고독과는 다른…

    여름밤의 침묵에 바다가 달려 오며 말을 거네요
    바다의 이야기를 듣고 싶네요

    1. 햇볕이 보통 따가운게 아니더라구요.
      내 뒤에 바짝 붙는 느낌이었습니다.
      등에 파고들듯 기대는데 그냥 내버려두었습니다.
      바다에 가면 좀 떨어질까 싶기는 합니다.

  4. 입에 거품 물고 얘기하는 수다
    하루종일 듣다오고,
    그래서 바다 댕겨오면
    맘이 착해지나봐요. ㅎㅎ

    집근처에서
    경포대가는 버스가 여름 한 철
    운행하는데, 한번 꼭 가야지
    벼르고있어요.
    동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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