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높이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8월 15일 경기도 양평의 소리산에서


산에 올랐더니 멀리 마을이 내려다 보였다.
높이를 가지니 마음이 넓어지고
잠시 모든 욕심을 내려놓게 된다.
이상한 일이다.
돈과 권력의 자리는 높이 오를수록
더 욕심으로 그득차고 속도 좁아지는 듯 싶다.
오르는 것 같지만 알고보면 추락이 아닌가 싶다.

산을 내려왔더니 안개가 산을 오른다.
높이가 아득해 보인다.
그 아득한 높이를 버리니 산이 내 마음 속으로 들어왔다.
산에서 만났던 사람을, 산을 내려와 다시 만났다.
산을 내려오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이상한 일이다.
돈과 권력의 자리는 오르려고만 하지
내려오려 하질 않는 듯 싶다.
그 자리에선 버리면서 얻는 세상은 죽었다 깨어나도 모르지 싶다.
결국은 쫓겨서 그 자리를 내려가는 이유이리라.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8월 16일 경기도 양평의 소리산에서

4 thoughts on “산과 높이

  1. 정상이라는 자리는 죽치고 앉아 있는 자리가 아니라 잠시 머물다 비켜 주는 자리인데 고것이 참 쉽지 않은 가 봅니다. 정상에 서서 자기 머리꼭대기에 있는 구름을 쳐다보면 될 텐데 말이죠. 그네들 머리꼭대기에는 그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있는 부동자세 구름만 있나 봅니다.

    1. 정상은 높기도 하지만 바로 절벽이나 벼랑이어서 밀면 추락한다는 것을 왜 모르나 모르겠습니다. 자꾸만 밀어버리고 싶게 만들고 있습니다.

  2. 우헐… 첫번째 사진 지도회사에서 나와서 3차원 지도 만들려고
    찍은 것 처럼 구서구석 깊이 있게 잘나왔네요.
    근데 구름때문에 왠지 고블린과 오크들이 해가 지면 막 넘어와서
    ‘내 반지 내놔라..’ 하며, 호빗들을 궁격할 것 같은 생각을… =)

    레오파드로 바꾸었더니, 한글 타자가 자꾸 안되네요.
    계속 새로열기를 하면, 어쩌다가 입력이 가능해지네요. 이런…
    그래도 인터넷 접속이 훨씬 수월해져 좋긴하지만.. 사파리는
    공짜로 다운 받으면 되는 것이었는데.. 흑.

    1. 그럼 한글입력기를 다른 걸 한번 써보세요.
      바람이라는 건데… 저는 써보지는 않았어요.
      레오파드가 아니라서 저는 못쓰거든요.

      http://baramim.blogspot.com/

      자꾸 말썽을 일으키면 OS를 아예 새로 까는 것이 좋아요.
      깨끗이 밀어버리구요.

      한여름에는 산에 잘 안가는데 이번에는 어쩌다 이틀 연이어 소리산을 두번이나 오르게 되었네요. 사진이 많다보니 자꾸만 그때 얘기를 울궈먹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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