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고향집에 대추나무가 두 그루 있었는데 오마니 말씀이 한 놈은 대추가 열리고 한 놈은 메추가 열린다고 하시더군요. 나무는 똑같이 생겼는데 가을에 열매를 따보면 비슷하게 생겼지만 메추라고 하는 것은 대추보다 조금 더 동글동글하고 윤기가 났지만 대추가 사과 맛이면 메추는 무 맛일 정도로 맛대가리 하나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옛날이지만 도회지에 커다란 대추나무가 없던 터라 우리 집을 대추나무집이라고 했었드랬지요. 어린 시절에 많이 올라가 놀곤 했었는데 어느 날 집에 와보니 메추라고 불리던 한 그루가 없어지고 또 몇 해 지나서 가보니 대추나무도 잘려 밑둥만 남아있더군요.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스쳐가더군요.
나무가 그냥 나무가 아니라 그 나무에 우리들의 추억도 함께 담기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릴 때 다녔던 국민학교에 커다란 방울나무(플라타나스) 두 그루와 버드나무 한그루, 그리고 학교를 빙둘러싼 측백나무가 있었는데 어느 해 내려가 보니 모두 다 베어 버렸더라구요. 어찌나 서운하던지요. 그 나무들에 올라가 놀던 어린 시절이 송두리째 잘려나간 느낌이었습니다.
고향에 내려갔을 때 가장 아쉬운게 없어진 나무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차다니는데 시야를 가린다고 모두 베어버렸다는 얘기를 들으니 더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좀 천천히 다니면서 나무의 자리를 보살피는 인심이 시골 인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나무가 그냥 나무가 아니라 우리들의 추억이 주렁주렁 열린 귀한 나무란 것을 알아야 할텐데 아직은 아닌가 봅니다. 그나마 가느골이란 곳에 황새가 하얗게 뒤덮던 나무가 있었는데 그건 그대로 남아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때처럼 황새가 많지는 않지만 간간히 눈에 띄는 것도 다행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제가 대추나무는 그냥 잎만 있어도 좋으니 놔두자고 했는데
뭔가 달리는게 좋다고 배나무로 바꿨어요.
대추를 무지 좋아했어요.
우리 딸도 대추를 좋아하더라구요.
어릴 때 송편도 깨나 꿀들어 간 것은 안먹고
꼭 콩들어 간 것만 먹어서
애가 이상하기도 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외가집 들어가는 입구에 대추나무가 늘어서 있었는데
놀러가면 외할아버지가 그 대추를 따주셨죠.
몇년전 들러봤더니 나무도 늙는지
이제는 대추가 잘 달리질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전 유독히 대추나무를 좋아했어요.
집앞에 대추나무도 한그루 심었더랬지요.
지금의 집도 대추나무가 한그루 있었는데 병이 들어서
현재는 그 자리를 배나무가 대신하고 있어요.
동네 돌아다니면서 보면 제일 흔한 건 감나무인 듯 싶어요.
제가 자란 강원도 영월은 감나무는 거의 보기 힘들었어요.
물론 대추는 아주 흔했지만요.
12 thoughts on “대추나무”
대추나무 울타리가 있던 고향집 생각이나네요~^^
대추 먹으면 젊어진다는데…올 가을엔 시장에 나온 대추 내가 싹쓸어올까나..ㅎㅎㅎ
제가 먼저 싹쓸이 해야 겠는 걸요.
대추가 꼭 올리브 같네요..
솔직히 대추는 아직도 맛을 잘 몰라서 거의 입에 대지 않지만..
아.. 폐백할때 씹어 먹었는데… 그때 집사람이 씨를 가져갔네요. 그럼 주도권을 여자가 같는다던데.. 진짜 그렇게 된 듯.
저 나무에 사랑 걸렸을가요?
특별히 정님의 대추나무로 지정해 드릴테니
님향한 사랑 걸어놓으시와요. ^^
이스트맨님 안녕하세요. 저 언두입니다.
저번 번개 때 세랑님과 같이 인사드렸는데, 기억하시나요? 🙂
맥주번개 사진 중에 베더님 사진을 이스트맨님이 촬영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사진을 제가 제 블로그에 좀 올려보고 싶어서, 허락해주실 수 있나 여쭤봅니다. 특별한 용도는 아니고 그저 사적인 용도에요.
그럼 수고스러우시겠지만 답변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기억하구 말구요.
그리고 물론되지요.
사진찍게 해준 것만 해도 고마운 걸요.
그날 별로 얘기를 못나눈 것이 아쉽네요.
언제 다시 술한잔해요.
에고 감사합니다.
저도 또 기회가 안 된 것이 아쉬웠지요.
조만간에 홍대에서 번개 함 때리겠습니다.
꼭 참석해주세요. 🙂
사진 허락 감사하고요.
예전 고향집에 대추나무가 두 그루 있었는데 오마니 말씀이 한 놈은 대추가 열리고 한 놈은 메추가 열린다고 하시더군요. 나무는 똑같이 생겼는데 가을에 열매를 따보면 비슷하게 생겼지만 메추라고 하는 것은 대추보다 조금 더 동글동글하고 윤기가 났지만 대추가 사과 맛이면 메추는 무 맛일 정도로 맛대가리 하나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옛날이지만 도회지에 커다란 대추나무가 없던 터라 우리 집을 대추나무집이라고 했었드랬지요. 어린 시절에 많이 올라가 놀곤 했었는데 어느 날 집에 와보니 메추라고 불리던 한 그루가 없어지고 또 몇 해 지나서 가보니 대추나무도 잘려 밑둥만 남아있더군요.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스쳐가더군요.
나무가 그냥 나무가 아니라 그 나무에 우리들의 추억도 함께 담기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릴 때 다녔던 국민학교에 커다란 방울나무(플라타나스) 두 그루와 버드나무 한그루, 그리고 학교를 빙둘러싼 측백나무가 있었는데 어느 해 내려가 보니 모두 다 베어 버렸더라구요. 어찌나 서운하던지요. 그 나무들에 올라가 놀던 어린 시절이 송두리째 잘려나간 느낌이었습니다.
고향에 내려갔을 때 가장 아쉬운게 없어진 나무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차다니는데 시야를 가린다고 모두 베어버렸다는 얘기를 들으니 더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좀 천천히 다니면서 나무의 자리를 보살피는 인심이 시골 인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나무가 그냥 나무가 아니라 우리들의 추억이 주렁주렁 열린 귀한 나무란 것을 알아야 할텐데 아직은 아닌가 봅니다. 그나마 가느골이란 곳에 황새가 하얗게 뒤덮던 나무가 있었는데 그건 그대로 남아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때처럼 황새가 많지는 않지만 간간히 눈에 띄는 것도 다행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대추나무만 좋아하시나요 대추도 좋아하시나요?
제가 대추를 무진장 좋아하거든요.^^
명절이나 제사에 큰집에 가면 대추에만 눈이 쏠리는데
그럴때마다 울 시어머님께서 대추 보고도 안먹으면 늙는다고
한움큼씩 쥐어주곤 하셔요.^^
전 마당이 있으면 대추나무하고 석류랑 무화과는 꼭 심을거예요…^^*
제가 대추나무는 그냥 잎만 있어도 좋으니 놔두자고 했는데
뭔가 달리는게 좋다고 배나무로 바꿨어요.
대추를 무지 좋아했어요.
우리 딸도 대추를 좋아하더라구요.
어릴 때 송편도 깨나 꿀들어 간 것은 안먹고
꼭 콩들어 간 것만 먹어서
애가 이상하기도 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외가집 들어가는 입구에 대추나무가 늘어서 있었는데
놀러가면 외할아버지가 그 대추를 따주셨죠.
몇년전 들러봤더니 나무도 늙는지
이제는 대추가 잘 달리질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전 유독히 대추나무를 좋아했어요.
집앞에 대추나무도 한그루 심었더랬지요.
지금의 집도 대추나무가 한그루 있었는데 병이 들어서
현재는 그 자리를 배나무가 대신하고 있어요.
동네 돌아다니면서 보면 제일 흔한 건 감나무인 듯 싶어요.
제가 자란 강원도 영월은 감나무는 거의 보기 힘들었어요.
물론 대추는 아주 흔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