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의 끝에 사람들이 창을 하나 내놓았다.
바깥의 빛이 사각의 창에 반듯하게 안긴다.
빛은 언제나 창에 안길 때면 반듯해진다.
빛을 안고 환해진 창이 그 밝은 몸을
반질반질하게 윤이 나도록 닦아 놓은
복도 바닥에 눕힌다.
창이 눕자
복도 바닥에 창 하나가 또 열렸다.
곁들이는 글:
백무산이 최근에 내놓은 시집 『거대한 일상』을 읽고 있었다.
「새벽 종소리」란 시속에서 그가 말한다.
종소리를 가리켜 “허공 다치지 않게 나는 새들 소리”라고.
비록 복도 끝의 벽에 창을 낼 때는
벽을 헐고 구멍을 뚫었지만
그 창이 빛을 안고는 환하게 몸을 눕혀 복도에 낸 창은
복도에 상처내지 않고 내놓은 창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