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끝에 얹어놓은 작은 돌탑에서
또는 나무의 허리에 기대어 놓은 작은 돌탑에서
사람들의 소망이나 기대를 읽는다.
왜 사람들은 자신들의 소망을 저렇게 불안스럽게 쌓아놓은 것일까.
바람한번 강하게 불면 그들이 쌓아놓은 소망, 혹은 기대가
훌쩍 무너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사람들은 여전히 그 불안 위에 소망을 쌓는다.
혹 우리가 그렇게 이루고자 하는 희망이나 소망이
저렇듯 이루고도 불안한 것이 아닐까.
양수리가 내려다 보이는 수종사에서
길을 내려오는 내내
사람들이 쌓아놓은 희망 혹은 기대가
곳곳에서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