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나무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3월 21일 남한산성에서

남한산성에 좋은 찻집이 있다며
그녀가 구경시켜 주겠다고 했다.
찻집은 눈에 들어오질 않고
들어가는 길목의 생강나무가 눈길을 끌었다.
-저게 생강나무라는 거야.
내가 일러주었더니 그녀가 이렇게 반문한다.
-그럼 저 나무는 생각이 아주 많어?
이런, 젠장.
그게 또 뭐 이렇게 되냐.

생강나무는 글자로 꽁꽁 묶어놓으면
생강냄새가 나는 나무가 되지만
입안에서 적당히 굴려 말로 뱉아 놓으면
생각이 많은 나무가 된다.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3월 21일 남한산성에서

8 thoughts on “생강나무

  1. 첫번째 사진요.
    제가 본 생강나무꽃중 최고로 이쁘네요.
    배경이 멋져서일까요?
    카메라 욕심이 생기려구 해요 ㅜ.ㅜ

    남한산성의 좋은 찻집이라함은 바로 그 찻집?

    1. 바로 그 찻집이예요.
      찻집엔 들어가지도 않고 생강나무 옆에 붙어 있다가 왔지요.

      좋은 카메라도 자동모드가 있어서 그냥 찍기만 하면 되요.
      그래도 똑딱이보다는 잘 오죠.
      아무래도 해상력이 높으니까요.
      근데 찍다보면 결국은 렌즈문제로 귀착이 되더라구요.
      표준 렌즈로 승부를 보겠다면 좋은 카메라로 한번 승부해볼만 하지요.
      그림을 그리시니까 좋은 카메라가 필요없을 듯도 싶구요.
      사진은 영감만 받으면 되니까요.
      전 그림을 못그려서… 카메라를 항상 달고 다녀요.

  2. 햇살 좋은 봄날, 생강나무 찾아 통방산 산책하고 싶어지네요.
    망명당까지 산책하다 보면 생강나무가 지천이라
    낙화하고 있는 꽃 몇개 따다가 찻잔에 우려내면 그 향이 기가 막히거든요.
    언제,
    노문리 명달리 지나시다 통방산 정곡사 이정표 보이는 고민 말고 들어가
    스님 계시면 차 한잔 청하세요(아마 계시기만 하면 청하지 않아도 주실거예요)
    그냥 오다가다 들르는 사람들 아주 많거든요. 나라도, 지역도 다양하게…

    1. 오늘은 일이 끝나서 오전에 예봉산으로 걸음했어요.
      생강나무가 가장 많더군요.
      산자락 아래선 벌써 꽃의 색이 바래 노란색이 탁해져 있었고
      산으로 올라갔더니 높은 곳에선
      노란색이 아직 맑음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꿩의 바람꽃도 만나고 노루귀도 만났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을 버렸더니 꽃들이 반겨주더군요.
      언젠가 너도바람꽃도 만날 수 있겠지요.
      통방산에 가면 스님께 꼭 차한잔 얻어마셔야 겠어요.

  3. 복실복실 생각이 매달려서 ‘생강나무’인 것은 아닐까요…
    생각이 많아서 생각을 누르고 눌러서 생강처럼 독특한 냄새를 품게 된 것은 아닐까… 봄꽃들은 어찌 저리 사랑스러울까요…

    1. 차라리 꽃은 산수유보다 생강나무가 더 예쁜 것 같아요.
      산속에서 빛을 받으며 빈가지 사이로 점점이 떠 있는 생강나무 꽃보면 정말 예쁜데…
      오늘 일이 마무리될 것 같으니 봄꽃 찍으러 산으로 한번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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