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딱다구리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4월 5일 경기도 남양주의 예봉산 자락에서

딱다구리만큼 밥내놓으라고
요란하게 보채는 새도 없다.
따다닥 따다닥 따다닥 따다다다닥.
딱다구리는 언제나 나무를 붙들고
밥내놓으라 요란하게 성화를 부린다.
밥줘, 밥줘, 밥줘, 밥달란 말이야.
나무는 거의 모든 경우에 묵묵부답이지만
딱다구리 앞에서는 결국 두 손 두 발 다들고 속을 열어
맛있는 벌레 한마리 밥으로 내준다.
딱다리구는 오늘도 이 나무 저 나무 찾아다니며
밥상을 차려내라 요란하게 성화를 부리고 있다.
밥하나 갖고 저렇게 요란하게 보채는 새는
딱다구리밖에 없을 거다.
나무는 참 마음도 좋다.
오늘도 그 성화, 나무가 다 받아주고 있다.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4월 5일 경기도 남양주의 예봉산 자락에서

6 thoughts on “오색딱다구리

  1.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얼마 전에 디카 하나를 샀더랬습니다. 그런데 그즈음 가방째 몽땅 잃어버리는 통에 디카도 날아가 버렸지요. 엊그제 ‘베스트 바이’라는 대형 전자상가에 들러서 ‘삼성 디카’ 하나를 새로 구입했습니다. 아주 초보적인 가장 작은 것으로… 저도 이제 사진을 찍어 보려고 하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겠지요.

    딱따다다다다~~~ 동원님의 사진에는 ‘소리’나 ‘노래’가 함께 찍힌다는 사실 알고 있는지요… 딱따구리의 ‘나무 광고’가 예까지 들리네요…

    1. 잘하셨어요. 디카 하나쯤은 거의 생활필수품 같아요. 요즘 카메라는 작아서 휴대하기도 좋구 아주 괜찮은 것 같습니다.

      예봉산과 운길산쪽으로 갔을 때는 딱따구리나 새를 자주 만나요. 딱다구리는 딱딱거리니까 금방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아요.

  2. 어제 길을 가는데 어디선가 음악 소리가 무척 크게 들리더군요.
    오는 길에 그것이 개업을 알리는 대리점에서 나는 소리란 걸 알았습니다.
    음악 소리로 관심을 끄는데도 다들 무표정하니까
    도우미 언니들이 섹시한 춤을 추더군요.

    저거요.
    나무도 광고하는 겁니다.
    딱따구리가 춤을 추지 않을 걸 보니 C급이었나 봅니다.ㅋ

    1. 그럼 세상 나무가 모두 밥집이란 말씀이신가요?
      근데 그 밥집의 밥은 딱다구리밖에는 얻어먹질 못하는 군요.
      고객의 폭이 너무 좁습니다. ㅋ

  3. 컨츄리 출신임에도 아는 애들은 참새, 제비, 까치, 까마귀 밖에 없네요.
    모 낼때 뻐꾸기가 울면 모습이 어찌 생겼나 무지 궁금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아직까지 한번도 본적이 없네요.
    타다다다다다… 딱다구리 소리가 들릴때마다 그 모습이 궁금했는데,
    오색 딱다구리를 보는 호사를 누리다니…

    1. 망원렌즈가 아쉬운 순간이었죠.
      멀리서 찍다가 살그머니 한발 내디뎠더니 날아가버렸어요.
      제가 밥상을 엎었지 뭡니까.
      다음엔 그러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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