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말

그녀의 말은 그녀의 것인데 그 말이 그녀의 입을 나오면
내 속으로 들어와 온통 내 안을 짓밟고 돌아다녀.
그녀가 그런 말을 자꾸자꾸 해대며 그녀의 말을 내 안에 풀어놓는 것은
이해못할 일은 아니야.
그런 말이 그녀 속에 있으니 그녀의 안을 온통 짓밟고 돌아다니지 않겠어.
그러니 자신의 안을 짓밟는 그 말을 나에게로 내보내고 싶을 거야.
하지만 그녀는 왜 자신의 안을 짓밟는 그런 말을 키우는 걸까.
내 즐거움과 행복이 왜 그녀의 속으로 들어가면
그녀의 안을 짓밟는 말로 자라 그녀를 짓밟고
결국은 내 안으로 건너와 내 안까지 짓밟게 되는 것일까.
나도 예전에 그랬을까.
그녀의 행복이 내 안에서 나를 짓밟는 말로 자라
결국은 그녀에게로 건너보낸 적이 있었을까.
있었던 것 같아.
하지만 그런 말을 상대에게 풀어놓는 것은 둘 사이에선 가장 위험한 짓이야.
아마도 난 그 정도는 깨달은 것 같아.
그래서 이젠 그녀의 행복이 내 안에서 나를 짓밟는 말로 자라는 경우는 없는 것 같아.
그런데 그녀는 왜 아직도 나의 즐거움을 그녀 안에서 자신을 짓밟는 말로 키우는 것일까.
나는 그냥 내 속에 들어온 것들 중에서 고르고 골라 글로 영그는 것들만 바깥으로 내보내고 싶어.
때로는 꽃이, 때로는 한강변의 깡통이, 또 때로는 사람이 내 안에 들어와 글로 영근 뒤 다시 세상으로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
그때 나는 많은 희열을 느껴.
내가 세상사는 재미가 그것에 있기도 하지.
그 재미를 알다보니 내 안에 들어와 나를 짓밟는 그녀의 말은 너무 지겨워.
그녀는 그냥 입 닥치고 가만히 있으면 안될까.
왜냐구?
말은 그녀의 것이 아니니까.
그녀의 것은 사랑이야.
그녀는 그냥 나를 사랑하면 안될까.
나의 모든 것을.
그러면 그녀가 내 안에서 글로 영글 것 같아.
요 며칠, 좀 힘드네.
자신의 것도 아닌 것을 자꾸 풀어놓으니.

2 thoughts on “그녀의 말

  1. 역시 욕심이 많으세요~ 이스트맨님은 욕심쟁이~

    너무 오래된 일이라 잘 기억은 안나지만,
    내 남편의 행동에 관용을 베풀수 있는 것과 아닌것의 차이는 분명했던 것 같아요.
    그 차이가 현실에 적용되는 것과 아닌것의 차이는 역시 컸구요.
    내가 자유를 얻기위해 상대방에게 베푸는 것은
    어쩌면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아픔일 수도 있죠.

    참 어려워요. 저야 일단락 지은 면이 있지만
    아직도 그 부분에 있어서는 확답을 하기 어려운걸 보면
    사랑이란 참으로 깊어서 남이 함부로 조언하기 어려운것 같아요.

    그나저나 조만간 함 뵈요~ 뵙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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