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는 육지를 달려
바닷가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배는 바다를 달려
바닷가의 뻘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육지는 자전거에게 자유로운 곳이나
배가 따라갈 수 없는 곳이었다.
바다는 배에게 자유로운 곳이었으나
배의 품에 안기지 않는한
자전거는 걸음을 들여놓을 수 없는 곳이었다.
자전거와 배는 육지와 바다에서 달리다가
종종 육지가 끝나고, 또 바다도 끝나는
바닷가에서 서로 만났다.
우리도 이와 같으리라.
육지와 바다에 살면서
가끔 서로의 육지와 바다를 버리고
바닷가에서 만난다.
바닷가에 가면 마음이 설레는 것은
서로를 버리면서 만나는 그 만남이
아직도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나를 버리면서까지 만나고 싶었던 그 만남이
곧 처음 만났을 때의 우리들 사랑이 아니었겠는가.
바닷가에 가면 아직도 그 만남의 설렘이 그대로 남아있다.
사랑할 때, 또 사랑이 막혀 답답할 때,
우리들이 바닷가에 가고 싶은 이유이리라.
4 thoughts on “자전거와 배”
바다 보다는 육지에 사는 인간이 많지만
바닷가라는 말은 육지의 끝이 아니라
바다의 가장자리라는 뜻이 되니
육지에 선 인간은
그저
넓은 가장자리에 선 한 점이 되고
바닷가에서는 나를 버리게 됩니다.
본문보다 댓글이 더 좋으면 반칙인데..
서로를 버리면서 만난다는 건 저한테 이상적인 연애상이에요.
어쨌든, 그래서 바닷가에 가는 건가봐요.
바다로 가자~
갑시다.
가까운 강화 바다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