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의 길이 있다.
나무 위로 번지곤 한다.
혹 나무가 죽은 경우도 있으나
그 죽음마저 이끼의 길에선 생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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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다니는 길이 있다.
산 위로 향하고 있다.
그 길에선 나무의 뿌리가 자신의 안식을 지키지 못한다.
인간은 제가 쓰지도 못하면서
산을 오를 때마다 그 발걸음에 야금야금 흙을 묻혀가며
인간의 걸음이 잦아져 결국 길이 굳어지면
나무는 뿌리를 덮고 있던 그 한줌의 흙을 모두 빼앗긴채
뿌리를 허옇게 드러내고 한평생을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