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우리는 신비롭기 그지 없었다.
엔진도 필요없고 길도 필요 없었다.
우리는 그저 뼈대밖에 없는 자동차에 올라타고도
얼마든지 신나게 달릴 수 있었다.
우리들의 입은 그대로 엔진이 되었다.
부르릉 부르릉 소리만 내면
얼마든지 이러저리 휘어지는 길을 원없이 달릴 수 있었다.
타이어가 펑크나도 아무 상관이 없었다.
우리는 기름 한방울 넣지 않고도
얼마든지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을 달릴 수 있었다.
그때의 우리는 자동차에 포박되어 있지 않았다.
자라서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자동차에 포박되었다.
그때부터 우리는 자동차가 데려다 주지 않으면
어디에도 갈 수 없게 되었다.
어린 날의 우리는
어디에도 갈 수 없는 붙박힌 자동차를 타고도
어디에나 갈 수 있었고,
어른이 된 뒤로는 자동차가 데려다주지 않으면
어디에도 갈 수 없게 되었다.
2 thoughts on “어린 시절, 우리들의 자동차”
놀이터 장난감 자동차 색감이 좋은데요.
아이들의 상상력을 더해주는 좋은 시도 같습니다.
펑크난 타이어도 그냥 정겹네요.
모래밭은 몰라도 어른들이 밀어주면 달릴 수 있겠지요?
그 어른은 수퍼맨을 말씀하시는 거겠죠?
우린 밀어주기 힘드니까 그냥 함께 타고 달리지요, 뭐.
목소리 톤만 높이면 속도도 가볍게 높일 수 있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