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의 표지판은
내게 백담사까지 6km라고 했다.
15리길.
사진을 찍다 걷고,
또 걷다가 사진을 찍으며
두 시간여 눈길을 걸어 백담사로 들었다.
처마끝에 고드름이 주렁주렁이다.
끝은 뾰족하고 날카롭다.
세상 한가운데서 살다 미움을 키우고
그 미움을 서슬 푸른 찬바람에 실어 백담사를 찾았을 것이며
한겨우네 절간의 처마밑에서
그 미움을 날카롭게 키웠을 것이다.
네 가슴을 찔러
영원히 낫지 않을 아픈 상처를 주고 싶었겠지.
하지만 마지막 순간
고드름은 그 끝에서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다.
미움으로 키웠지만
고드름은 네 가슴을 찌르기엔
눈물이 너무 많다.
그 눈물 하염없이 바라보며
툇마루에 한참 동안 앉아 있었다.
6 thoughts on “고드름은 눈물이 많다”
역시 고드름은 기왓장에서 자라야 몸매가 좋네요.
도회지 고드름은 몸매가 아주 꽝인걸 보면
웰빙이 대세긴 대센가 봅니다.
총총히 자란 고드름(사진이지만)을 참 오랜만에 봅니다.
다들 키가 1m 정도는 되었어요.
정말 늘씬하더군요.
눈 덮인 지붕과 눈 쌓인 바닥, 창호지와 내(날)리는 눈이
산중 절간의 적막감과 고요함을 잘 보여 주는 것 같아요.
눈길이 아니었다면, 6Km 길은 얼마쯤 걸리는 거린가요?
차를 가져가면 6km인데 저처럼 버스타고 가면 7km 정도되요.
1km 정도 걸어가야 주차장이 나오고 거기서부터 6km 정도 되거든요.
걸음 빠른 사람들은 1시간 정도… 안내판에는 1시간30분 걸린다고 되어 있더군요.
눈이 와서 버스가 안다녀서 좋았어요. 평상시에는 걸어들어가면 차들이 어찌나 자주 다니는지 짜증이 좀 올라오거든요.
아름답습니다.
말이 더 필요가 없네요!
조기서 며칠 묵어도 되더만요.
봄에 꽆필 때 내려가서 한 이틀 자고 올까 생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