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릴 때만 만난 바위

사진을 뒤적거리다 알게 되었다.
그 바위와는 눈이 올 때만 만났다는 것을.

Photo by Kim Dong Won
2005년 2월 18일 강원도 인제의 백담계곡에서

처음 그 바위를 만난 것은 2005년이다.

Photo by Kim Dong Won
2006년 2월 1일 강원도 인제의 백담계곡에서

다음 해인 2006년에도 또 눈오는 날 그 바위를 만났다.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3월 8일 강원도 인제의 백담계곡에서

그리고 한동안 그 바위를 보지 못하다가
2010년에 다시 또 그 바위 앞에 섰다.

2004년에도 백담사에 갔었고,
또 2006년 가을에도 백담계곡에 있었다.
사진을 뒤적여 보았지만
어디에도 그 바위의 사진은 없다.
왜 눈오는 날만, 그 바위를 만난 거지?
생각해보니 눈오는 날엔 백담사까지 걸어들어갔고,
눈이 오지 않은 날엔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는 순간,
버스는 그 중간의 풍경을 모두 우리의 시선 속에 잠깐 선물했다
곧바로 기억의 저편으로 희미하게 뭉개버린다.
버스는 쉽고 편하게 백담사까지 데려다 주면서
대신 중간의 풍경은 하나도 카메라에 담아가지 못하게 한다.
다음에는 절대로 버스타지 않을 거다.
버스를 타면 풍경을 팽개치고 다닌다.
걸어가면 풍경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새겨가지고 돌아온다.

4 thoughts on “눈이 내릴 때만 만난 바위

    1. 너무 멀어요.
      가까운 아차산에서 골라봐야 겠어요.
      그래도 그 바위가 뭔 바위인지 인터넷에서 찾아봤습니다.
      한번 만나러 가보긴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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