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끊임없이 몰려와
바위에 부딪고 있었다.
부딪쳐 하얗게 깨지면서
그 하얀 몸으로 바위의 모든 틈새를 파고들고 있었다.
바닷가의 그 바위에 대해 물으면
바다가 가장 잘 말해줄 것 같았다.
바다는 바위에 부딪쳐 하얗게 부서지고 있었지만
그러면서 바위의 모든 틈새를 파고 들어
바위를 속속들이 알아가고 있는 듯했다.
한참을 보다보니 바위에 부딪쳐 부서지고 있는 것 아니라
마치 바위를 섬세하게 어루만지며
바위를 온통 제 품 속에 들이는 듯 했다.
부딪치면서 어루만질 수 있는 것일까.
바다는 그렇다고 했다.
파도와 바위를 보며 바닷가에 한참을 서 있었다.
2 thoughts on “바위와 바다”
영랑호는 풍치가 있어 자주 찾았더랬는데 그러고보니 영금정에를 안 가봤네요.
바다는 끊임없이, 하염없이, 한없이, 속절없이,가 어울리는 수식어예요.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 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파도 소리 들리는 듯. ^^
어제 내가 깨달은 건 내가 너무 오랫동안 속초 바다를 버려두었다는 것.
1년에 한두 번은 꼭 가던 바다를 너무 방치했다는 것을 몇년만에 깨달았다는.
서울의 자장을 뿌리친 곳을 가끔 한번씩 다녀와야 삶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
당분간 어제 찍어온 사진들이 블로그 장식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