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

Photo by Kim Dong Won

문고리는 세상으로부터 나를 걸어잠근다.
그러나 그것은 문고리가 문의 안쪽으로 있을 때의 얘기이다.
문고리가 밖으로 나오면
그것은 그 안의 세상을 가두고 싶다는 욕망으로 그 모습을 바꾼다.
혹은 안의 세상을 숨겨두고 싶다는 욕망이기도 할 것이다.
문고리가 안에 있고 내가 안에 있으며,
문고리가 밖에 있고 내가 밖에 있으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때로 문고리가 밖에 있을 때 내가 안에 있고,
문고리가 안에 있을 때 내가 밖에 서는 때도 있다.
세상 모두의 문고리가
우리들이 안으로 설 때는 안쪽으로
우리들이 바깥으로 설 때는 바깥으로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열고 닫음의 고리가 사람 손에 쥐어지지 않는 것이 우리의 삶인 것 같다.

Photo by Kim Dong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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