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쭈꾸미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4월 20일 우리 집에서

우리는 맵다와 덥다를 구분한다.
오늘 매운 쭈꾸미를 먹었다.
그녀가 친정에 가더니 챙겨온 것이다.
너무 매워 라면을 하나 넣었는데
그래도 맵다.
땀이 줄줄 흘렀다.

나는 맵다와 덥다를 구분하는데
내 몸은 맵다와 덥다를 구분하지 못한다.

여름 날, 내 몸은
한창 더운 날의 날씨를
아주 매운 날씨로 느끼는 것일까.

내가 아, 덥다 더워를 입에 달고 하루를 보내는 동안
내 몸은 아, 맵다 매워하고 속을 끓이며 하루를 보낼지도 모른다.

**note: 거의 다 먹었을 즈음에 생각이 나서
사진을 찍는 바람에
쭈꾸미는 보이질 않고
라면 면발만 보이고 있다.

4 thoughts on “매운 쭈꾸미

  1. 쭈꾸미의 존재도 몰랐는데 여수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처음 주물럭을 먹었더랬습니다. 워낙 음식맛이 좋은 고장이라서 주물럭의 새로운 맛을 경험했지만 덕분에 아직까지 그 맛을 따라 올 쭈꾸미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 시절에 홍탁도 배운지라 가끔 생각이 나곤 합니다. 다만, 이제는 지갑이 두둑해야 먹을 수 있게 된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ㅜㅜ

    속을 끓이더라도 허리빠 풀고 물리도록 먹고 싶어집니다. 에효~~~

    1. 매실주를 엄청 담가놓는 바람에
      안주비슷한 것만 나오면 술을 친구삼게 됩니다.
      이번 그녀의 친정표 쭈꾸미는 동네에서 사먹는 것보다는 훨 맛있더군요.
      여수에 가면 또 맛이 다를 것 같습니다.
      오리지널은 그곳에 가기 전에는 쫓아가기 힘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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