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끝자락이 아직 남아있을 때
그 연못을 찾았었죠.
그때 연못은 온통 얼음의 차지였어요.
기온이 한껏 올라
반팔옷을 꺼내지 않을 수 없는 초여름에 갔더니
이번에는 온통 연꽃 잎의 차지가 되어 있었어요.
연못에는
때마다 상차리듯
계절이 담겨 있었어요.
연못을 내려다 보고 있노라면
연못이 차려낸 계절의 상은
모두 내 차지 같았어요.
연꽃이 필 때쯤
연못이 차려낸 또다른 상받으러
다시 한번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길상사에 들를 길이 있다면
꼭 연못이 차려낸 계절의 상을 받아 보세요.
시간을 좀 길게 벌려 두 번쯤 찾아야
상차림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어요.
2 thoughts on “겨울과 여름 – 길상사 연못”
저 연못은 근처까지 들어가게 돼 있나요?
연못이 차려내는 상도 좋지만, 계절마다 연못을 둘러싸고 있는
화초들의 상차림도 왠지 점점 풍성해질 것 같은데요.
출입금지 팻말은 없어서 저는 연못까지 들어갔어요.
요 사진은 바로 앞에 있는 건물의 2층인가 3층에서 찍은 것이구요.
실제로 옆의 바위 사이에 핀 꽃이 아주 예뻐서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은 실제로 보는 것만큼 잘 나오질 않더군요. 눈으로 보는 느낌을 살려내는게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