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집은 여전히 그 나무에 있었습니다.
겨울에 갔을 때 까치집은
분명 나뭇가지 위에 얹혀 있었지만
가릴 것 하나 없이 드러난 까치집은
나뭇가지 속에 있어도 바깥으로 나앉은 느낌이었습니다.
여름에 찾아가자
이제 까치집은 잘 보이질 않았습니다.
여름의 까치집은
나무가 그 품에 품고 있었습니다.
품은 까치집은 나무에게 안겨있는 느낌이 났습니다.
까치집은 같은 자리에 있었지만
겨울 느낌은 바깥으로 나앉은 느낌이었고,
여름 느낌은 나무의 품에 안긴 느낌이었습니다.
내게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내 마음이 건조하면
곁에 있어도 나앉은 느낌이 나고
내 마음이 푸르르면
곁에 있기만 해도 내 마음 속에 든 느낌이 나는 것일까.
같은 자리에 있는 것이
들고 납니다.
6 thoughts on “겨울과 여름 – 까치집”
언젠가 동물들이 집을 짓는 걸 테레비에서 봤는데
그 과학적인-물론 인간의 잣대지만- 구조에 놀라움을 연발했었습니다.
해를 끼치지 않는 자연순응형 집들인지라
우리네 집을 보면 머리가 숙여지곤 합니다.
까치만도 못하게 집을 짓는 주제입니다.
한채 지어 들고나니 놀랍기는 한 거죠.
일순간 새 되셨었네요.^^
길상사가 참 이상한 절 같다는 생각이 들어오. 꽃이 되기도 하고 새가 되기도 하고… 그냥 길에 흐르는 눈녹은 물이 되기도 하고… 주차시설이 잘되어 있어 차를 가지고 가도 불편이 없는 점도 좋구요. 언제 한번 가시자구요.
시간을 담아낸 사진들이 주르륵 올라네요. ^_^;
그렇게 “되”버린 것인지, 아님 내가 “선택”한 것인지
고작해야 막걸리 한 잔 차이일진데,
가슴에는 너무 크게 다가오는 거군요.
길상사를 한여름 7, 8월 연꽃필 때도 한번 가보고 또 가을에도 한번 가보려고 생각 중이예요. 한번 갔을 때는 변화가 보이질 않는데 두번가니 시간까지 함께 보여 더욱 눈에 들어오는 것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제 좋은 카메라도 장만했으니 출사 모임도 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