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로 나온 아침달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10월 1일 집의 마당에서 쳐다본 하늘에서

몸의 절반을 지우고도
여전히 달이다.
몸을 다 지워도
사실은 여전히
저 하늘 어딘가에 달로 있을 것이다.
나도 나를 지울 수 있을까.
슥슥 절반을 지우고
또 슥슥 나의 모두를 지우고
그리고 다음 달에
여전히 그대로 나를 세상에 내밀 수 있을까.
다는 못지워도
내 반만이라도 지워
그 자리를 누군가 하늘같은 사람에게 내주고
그리고는 여전히 나로 남고 싶은 아침이었다.

2 thoughts on “반달로 나온 아침달

    1. 하늘에 여기저기 자신을 흩뿌리면서 자신을 내놓고
      그 다음에는 또 조금조금 자신을 모아 자신을 가장 충만하게 채우고…
      모아서 뿌리고, 다시 모으고…
      달은 해와 달리 눈맞추고 바라볼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은 듯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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