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의 표정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9월 23일 경기도 남한산성에서

남한산성에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잠시 쉬었다.
앉아 있던 바위를 살펴보니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계시다.
하긴 인상이 절로 구겨지는 세상이기는 하다.
가장 공정하지 못한 자가 공정사회를 외치는 세상이니.
나도 바위따라 인상 한 번 구겼다가 폈다.
바위는 여전히 심기가 불편한지
구긴 인상을 펴지 않고 있었다.

8 thoughts on “바위의 표정

    1. 잘계신가요.
      같이 사는 분은 더 예뻐지셨더군요.

      눈물은 아마도 좋은 가을볕이 스윽 닦아주고 얼굴도 바람이 어루만져 주지 않을까 싶어요.

    1. 그 얘기 들으니 갑자기 힘이 솟는 듯.
      오랜 세월의 풍파도 견디며 의지를 다졌으니
      우리 앞의 이 어둠쯤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을 듯.

  1. 어머나 정말 바위의 인상을 잘 담으셨네요^^
    바위는 인상을 써도 비바람을 많이 맞아서인지…
    사람보다 보기 좋네요 해학적으로 보이는 인상
    마음에 드네요
    그런데 눈물이 너무 많이 고였어요….

    1. 묘한 인연이었던 듯 싶어요.
      어디서 앉아 발을 담글까 하다가
      위쪽을 포기하고 아래쪽 바위로 내려갔거든요.
      길가에서는 전혀 보이질 않고
      앉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계곡 멀리 내려놓고온 카메라를 다시 가져왔죠.
      한 장 찍지 않을 수 없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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