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저녁은 이별의 슬픔으로
붉게 충혈된 눈빛을 남기고
서쪽 하늘로 넘어갔다.
산을 내려오다 숲속에서 보았다.
서쪽 하늘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을 때
사실은 저녁빛이 우리의 눈을 빠져나가
숲속 깊숙이 몸을 길게 몸을 누이고 있는 것을.
저녁은 헤어지는 시간이 아니라
숲과 저녁이 서로를 끌어안으며 하나되는 시간.
포옹은 뜨거워 숲은 붉게 물들었고,
간혹 저녁빛은 나무와 나무 사이를 헤치고
낮에 봐두었던 나무와 입을 맞추고 있기도 했다.
입을 맞추고 있는 순간
그들의 입맞춤에서 환하게 빛이 났다.
잠시 후 저녁이 숲에 까맣게 몸을 눕혔다.
서쪽 하늘로 사라진다고 생각했던 저녁이
나무들과 함께 숲에 누워 있었다.
조심조심 걸었다.
2 thoughts on “숲과 저녁빛”
밑에 사진의 나무는 신령스러운 기운이 감도네요.ㅎ
신령스런 사랑의 기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