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행복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10월 7일 경기도 양평의 청운면 용두리에서

때로 느닷없는 곳에서
행복감에 젖는다.
날이 지고 가을의 기운이
약간 쌀쌀하게 몸을 파고드는 초저녁밤,
풀벌레 소리를 벗삼아 하늘을 올려다보고 누웠을 때
하늘을 하나둘 밝히기 시작하는 별들이 그렇다.
그때 다른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냥 그 순간이 마냥 행복하다.
때로 행복감은 주변을 모두 어둠이 뒤덮은 밤에
총총하게 박힌 별들이 가져다준다.
세상에, 별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니.
양평의 청운면이란 곳에서 까만 밤을 올려다볼 때 행복했고,
또 오래 전 어두운 밤에 대관령 옛길을 넘어간 뒤
길가에 놓여있던 빈 평상에 누웠을 때도 그랬다.
다음에는 어디에 놀러가 한낮에 돗자리를 펴고 시간을 보내기보다
그냥 낮에 별이 잘 보일 듯한 자리를 봐두었다가
날이 지면 밤늦게 그 자리를 찾아가 돗자리를 펴볼 테다.

2 thoughts on “별의 행복

  1. 깡촌에 살 때는 그렇게 귀한 줄 모르고 잊고 살다가
    새벽에 노고단 일출을 보러 간다며 오르던 길에
    밤하늘 가득한 별무리를 보며 새삼 감탄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1. 초롱초롱한 별만 찍어보고 싶었는데… 그건 아직은 어려웠어요.
      밤하늘은 아직까지는 제 눈에만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내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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