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느닷없는 곳에서
행복감에 젖는다.
날이 지고 가을의 기운이
약간 쌀쌀하게 몸을 파고드는 초저녁밤,
풀벌레 소리를 벗삼아 하늘을 올려다보고 누웠을 때
하늘을 하나둘 밝히기 시작하는 별들이 그렇다.
그때 다른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냥 그 순간이 마냥 행복하다.
때로 행복감은 주변을 모두 어둠이 뒤덮은 밤에
총총하게 박힌 별들이 가져다준다.
세상에, 별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니.
양평의 청운면이란 곳에서 까만 밤을 올려다볼 때 행복했고,
또 오래 전 어두운 밤에 대관령 옛길을 넘어간 뒤
길가에 놓여있던 빈 평상에 누웠을 때도 그랬다.
다음에는 어디에 놀러가 한낮에 돗자리를 펴고 시간을 보내기보다
그냥 낮에 별이 잘 보일 듯한 자리를 봐두었다가
날이 지면 밤늦게 그 자리를 찾아가 돗자리를 펴볼 테다.
2 thoughts on “별의 행복”
깡촌에 살 때는 그렇게 귀한 줄 모르고 잊고 살다가
새벽에 노고단 일출을 보러 간다며 오르던 길에
밤하늘 가득한 별무리를 보며 새삼 감탄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초롱초롱한 별만 찍어보고 싶었는데… 그건 아직은 어려웠어요.
밤하늘은 아직까지는 제 눈에만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내주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