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가리는 움직임이 없었다.
작은 미동까지 모두 지워버리고
마치 없는 듯 서 있었다.
그건 기다림이었다.
왜가리는 기다리고 있었다.
물고기가 그의 곁으로 올 때까지.
오리는 한시도 기다리는 법이 없었다.
끊임없이 무자맥질을 하며 물고기를 좇았다.
여기저기 그 넓은 경포호를 들쑤시고 다녔다.
왜가리가 오리를 불러세워
물고기는 그렇게 잡는 게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고
오리도 왜가리 옆을 지나며
무슨 물고기를 저 따위로 잡냐고 빈정거리지 않았다.
왜가리와 오리는 자기 식대로 물고기를 잡아 먹으며
경포호에서 함께 잘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