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이 내게 물었다.
“그녀와 카메라 가운데서 뭐가 더 좋아요?”
주저없이 카메라라고 대답했다.
곁에 있던 그녀의 눈꼬리가 슬그머니 위로 올라갔다.
“그녀를 담을 수 있잖아요. 그녀의 눈물, 그녀의 행복, 그녀의 미소, 그녀의 아픔, 그녀의 모든 것을 담을 수 있어요. 카메라의 뷰파인더에 눈을 대고 그녀를 호흡하죠. 그래서 카메라가 좋아요.”
그녀의 올라간 눈꼬리 끝에서 슬그머니 미소가 번졌다.
그녀와 컴퓨터 가운데서 뭐가 좋냐고 물어보면 또 무슨 얘기로 반전의 기회를 잡았을까? 그녀와 문학 가운데서 뭐가 좋냐고 물어보면 또 반전의 얘기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그녀와 무엇 사이에서의 줄타기는 자못 재미나다. 그 줄타기가 재미 있으려면 항상 그 끝에 그녀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이 줄타기의 묘미이리라.
One thought on “그녀와 카메라 사이에서 줄을 타다”
사랑하시는 마음으로 가득하니 무엇이 됐든 더 기막힌 반전으로 메가톤급 감동을 주시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