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Photo by Kim Dong Won


땅은 땅에 묶여 있다.
가끔 땅이 땅을 박차고 나고
바다 한가운데서 섬이란 이름으로 흔들리는 경우도 있지만
나는 아직까지 섬이 물따라 흐르며 세상을 떠도는 경우는 보질 못했다.
섬도 그저 물의 한가운데 있어 둥둥 떠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뿐
한자리에 붙박힌 삶의 운명은 여전하다.
붙박힌 운명은 종종 제 운명을 벗어나
구름처럼 원없이 세상을 떠도는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구름은 땅의 꿈이다.
땅이 구름의 자유를 꿈꾼다는 얘기가 아니라
땅이 쏘아올린 자유의 꿈이 바로 구름이란 얘기이다.
아니, 어떻게?
사실 우리도 그렇게 한다.
우리도 희망과 꿈을 풍선이나 연에 실어 하늘로 날려보내곤 한다.
땅은 햇볕이 따뜻한 날이면
그 온기 속에서 투명한 실을 뽑아내고
그 실끝에 작은 물알갱이들을 매달아 하늘로 띄운다.
사람들은 그걸 물의 증발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들이 풍선이나 연에 실어 우리의 희망과 꿈을 띄워보내듯이
사실 그건 작은 물알갱이에 실어보내는 땅의 희망이고 꿈이다.
그리고 그 꿈이 결국은 구름이 된다.

푸른 하늘에 땅이 쏘아올린 꿈이 둥둥 떠 있다.
모양마저 비슷하여 어떤 것은 거대한 대륙같았고, 어떤 것은 섬같았다.

Photo by Kim Dong Won

10 thoughts on “구름

  1. eastman님// 네~ 잘다녀왔습니다 ㅎㅎ
    사진은 잔뜩 찍어왔는데 마음에 드는건 별로 없네요^^;
    답글에 답글은 안되서 여기에~;

    1. 답글에 답글이 안될 때는 제목을 한두 번 클릭한 뒤에 reply를 누르면 되더라구요. 제 블로그는 사파리하고 오페라에서만 말을 들어요. 업데이트해야 하는데 겁나서 업데이트도 못하겠어요. 맥지원이 시원찮아서.

  2. 누군가 꿈을 많이 꾸는 모양이네.
    꿈을 꾸는 자만이 하늘을 보고, 별을 본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나…^^
    내 꿈도 저기 어딘가에 있을거야.

    1. 너 기다리는 동안 하늘이 너무 예쁘더라. 무슨 대륙을 펼쳐놓은 것 같기도 하고. 섬들을 늘어놓은 환해평양 군도같기도 하고. 마치 땅들이 모두 하늘로 올라간 느낌이었지. 밑에 것은 손각대로 찍었는데 초점 맞추기 힘들었어.

    1. 근처에 보성고라고 있는데 일이 있어 갔다가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서 차 뒤의 트렁크에서 삼각대 꺼낸 뒤 찍었죠.
      카메라가 한동안 좀 이상했었는데 고친 뒤 예전처럼 만족스러워서 다행이예요.
      미국엔 잘 다녀오셨어요?

  3. 저녁에 공원에서 공연을 보는데 하늘이 정말 아름답게 물들기 시작하더군요.
    아..저런 장면을 찍어야하는데..하면서도 가운데 자리라서 일어서질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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