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동쪽 끝자락에 강동구가 있고,
또 그곳의 거의 끝부분에 상일동이 있다.
그 상일동에 한영중고가 있고 그 안에 한영교회란 곳이 있다.
그곳에선 매주 토요일 토요교실이란 이름아래 장애인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교회에서 하는 일이지만 외부에서 와서 힘을 보탠다.
주로 성남의 신구대 학생들이 와서 돕고 있다.
4월 23일, 토요교실에선 근처의 길동생태공원을 찾아 시간을 보냈다.
그 자리에 함께 한 나는 다양한 사랑의 변주를 접할 수 있었다.
아이는 누나의 미모에 눈이 부셨나 보다.
누나는 볼을 부비는 따뜻한 손길로 아이의 찬사에 답했다.
햇볕은 화사했고 날씨는 더 바랄 것이 없었다.
날씨가 좋을수록 우리의 마음은 바깥으로 향한다.
다른 이의 다리가 되어 함께 하면 바깥으로 나가는 마음은 더욱 훈훈해진다.
그 훈기는 출발하기 전부터 벌써 그들의 몫이다.
혼자 가면 외로움이 가지만 둘이 가면 사랑이 간다.
무엇이 보이나요?
휠체어가 아니라 사랑이 보인다구요.
그렇다면 당신도 이미 마음을 보탠 것입니다.
시간이 된다면 이제 그 마음의 움직임을 따라 몸까지 나서면 더욱 좋습니다.
작은 언덕도 혼자 넘으려면 힘겹지만 둘이 넘어가면 정겹다.
차는 세울 수 없는 곳이 있지만
사랑은 어느 곳에나 머문다.
사랑을 어렵게 생각지 마시라.
그들을 따뜻이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사랑이 된다.
물론 그 사랑은 봉사자의 몫이다.
봉사하고 사랑을 챙겨간다면 그보다 더 큰 소득은 없다.
누나는 아이의 편안한 휴식을 위해
기꺼이 무릎을 내주었다.
사실 누나가 내놓은 것은 따뜻한 마음이다.
무릎이 푸근한 것은 바로 그 따뜻한 마음 때문이다.
자세를 낮춘다는 것은 흔히 겸손을 뜻하지만
때로 그것이 사랑이 되기도 한다.
이제 그 사랑의 자세로 그들과 눈을 맞추어 보라.
그러면 넓은 사랑이 갑자기 사랑을 주는 자의 몫이 된다.
누나는 안아주었고, 형은 그 둘을 받쳐주었다.
안아주고 받쳐주는 이런 사랑 보신 적이 있으신가.
사랑으로 함께 하는 곳에서 비로소 그런 사랑이 가능하다.
형과 누나들은 처음에는 그들을 데리고 다니려 했으나
나중엔 그들이 바라보는 곳을 함께 바라보기로 하였다.
함께 가면 길이 좀더 쉬워질 뿐만 아니라 더욱 아름다운 길이 된다.
사람이 친숙해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길을 걸으면서도 손을 도닥이는 사이가 되는데 걸린 시간은
세 시간 여밖에 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갈 때쯤
그들이 갖고 가는 사랑은 더욱 넓고 깊어져 있었다.
사랑을 주고 받았으므로.
One thought on “함께하는 세상이 아름답다”
조용히 읽으면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름다운 사랑에 콧날이 시큰합니다.
늘 행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