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눈물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3월 8일 강원도 인제의 백담사 들어가고 나오는 길에서

물은 미끄럽다.
물에 젖은 바위를 딛어보면
누구나 금방 알 수가 있다.
물에 젖은 바위 위에
그 물에 온통 몸을 적신 낙엽 하나가
아래로 내려가던 걸음을 멈추고 붙들려 있다.
우리의 걸음이었다면
힘 한번 제대로 주지 못하고
주르르 미끄러졌을 자리이다.
그런데도 낙엽은 물에 젖은 바위에 붙잡혀 있다.
바위의 물이 물이 아님에 분명하다.
낙엽의 위를 올려다 보니
녹다만 눈이 아직 조금 남아있다.
바위를 흘러내리는 물은 물이 아니라
눈의 눈물이다.
가지 말라고 눈이 흘린 눈물이
낙엽의 걸음을 붙잡고 있다.
물은 미끄럽지만
눈물은 오히려 걸음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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