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잔디밭과 은행잎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1월 3일 서울 남산의 국립극장에서

잔디밭과 은행잎은
서로 같은 색깔로 푸르던 시절에는
악착같이 떨어져서 제각각 남모르는 듯 살더니
계절이 색을 거두어가고 나자
그제서야 빼앗기고 남은 색으로 하나가 되었다.
겨울엔 상실의 아픔으로 세상이 하나된다.
겨울은 춥고 아프지만
겨울을 이길 수 있는 힘이 주어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2 thoughts on “빛바랜 잔디밭과 은행잎

  1. 참^^ 시선이 고우세요
    그렇게 보니 잔디와 은행잎은
    가난한 연인들처럼 쓸쓸해지는 시절에
    함께 하나의 색으로 물들었네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