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와 나뭇잎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3월 8일 경기도 덕소의 새재고개 올라가는 길에서

내 마음을 얻겠다고 돌멩이를 던지진 마세요.
당신의 돌멩이야 엄청난 완력을 가졌으니
아무리 내가 마음을 굳게 닫아걸어도
결국은 내 마음을 파고들 거예요.
하지만 당신이 파고든 자리는
아마도 내 마음이 아니라
사실은 나의 상처일 거예요.
당신은 내가 아무 말없이
당신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당신은 지금 소리없는 비명 위에 앉아 있는 거예요.

내 마음을 얻어야 겠다면
당신은 가을에 얻었던 당신의 색깔마저도 털어내고
아주 가벼운 나뭇잎으로 오세요.
색깔마저 비우고 나면
아마도 당신은 너무 가벼워져
이제 바람을 타고 날아오를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바람의 부력만으로 날아오를 수 있을만큼
아주 가벼운 몸으로 내게 오셔야 해요.
무거운 몸은 내 마음을 단번에 갖고 싶다는 욕망 같은 거예요.
몸에서 무게를 비우면 그런 욕망이 지워져요.
그럼 내게 온 당신은
내 품에 당신을 누이고 있는 것만으로 행복할 수 있어요.
내 품에 몸을 누이고 당신이 행복에 젖으면
이상한 일이 벌어지죠.
바로 당신의 몸이 따뜻해져요.
그 행복으로 내 곁에서 지내다 보면
아마 어느 날 당신은 깜짝 놀랄 거예요.
어느 새 당신이 내 마음 속으로 들어와 있으니까요.
이제 곧 봄이 올거예요.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3월 8일 경기도 덕소의 새재고개 올라가는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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