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해전엔 연꽃을 찍으러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여기저기라고는 했지만 사실은 세 곳에 불과했다.
2004년 8월 11일에 갔었던 전남 무안의 백련지도 그 중의 하나였다.
10만평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연꽃 단지였다.
그냥 한바퀴 도는 데만 1시간 정도가 걸렸던 기억이다.
두 바퀴를 돌았다.
다리가 무척 아팠다.
매년 8월 중순경 그곳에서 연꽃 축제가 열린다.
추억을 더듬으며 그때로 돌아가 보았다.
원래는 백련지에 가시연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것을 찍으러 간 것이었다.
조용미의 시 <가시연>을 읽고 난 뒤,
나는 그 연꽃이 무척이나 보고 싶었다.
가시연이 활짝 핀 것을 찍으려면
아침 7시 정도에 나와야 한다고 했다.
빛이 강해지면 연꽃은 꽃을 오므린다고 한다.
새벽 4시반에 집을 나갔지만 도착하니 벌써 10시였다.
그래도 보고 싶었던 가시연을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누구에게 주려고 손을 오므려 하트 모양을 만들고
그 안에 네 마음을 한움큼 담았니.
연꽃잎 셋이 나란히 서 있습니다.
우산 셋과 비슷하지만 걸어가진 못합니다.
물방울 놀이
똑 – 똑 – 똑똑똑
혼자 있으면 우아하고 고고하지만
외롭다
둘이 있으면 지지고 볶으며 살아가게 되지만
그래도 세상이 푸근하다
잠망경 놀이.
연뿌리는 물속 저 깊이 묻혀있어도
세상을 훤히 내다보고 있다.
홍련.
원래부터 이런 색이었을까.
혹시 흰색이었는데
내가 너무 가까이가서 빤히 들여다보니까
부끄러워서 홍조가 번진건 아닐까.
나는 백련이라고 한다우.
혹시 사람들이 홍련이 보고나서
나보고 장화라고 할까봐 일러두는 거유.
훤한 대낮엔 불을 켜도 태양이 삼켜버리는데
너희는 어찌 그 쨍쨍한 대낮에도 불을 켠듯 환하니.
이쪽은 흰색등을 켜들었다.
그녀가 머드팩을 하는 이유를 알겠다.
진흙탕 속에 아름다움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연꽃은 그곳에서 용케도 아름다움을 뽑아내 꽃으로 엮어낸다.
그녀도 그 아름다움을 뽑아내는 비밀을 알고 있는가 보다.
개구리에게 손님왔나.
많이 왔나 보네.
둥근 식탁을 두 개나 펼친 걸 보니.
이별은 어디서나 슬프다.
꽃잎을 떠나보낸 연꽃 줄기의 머리 끝이 횅한 느낌이 드는 것은 그 때문이다.
돌출 삼봉.
난 그 넓은 연못에서
연꽃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상상을 해보았다.
사실 실제로 연꽃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
다만 그 하늘의 높이가 1m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 뿐.
그리고 아주 천천히 날아오른다는 것 뿐.
나도 날아오를 거다.
다만 나의 하늘이 30cm 정도 높이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 뿐.
그리고 1초밖에 나르지 못한다는 것 뿐.
10 thoughts on “연꽃 세상 – 전남 무안의 백련지에서”
저도 조용미의 시 <가시연> 읽고는,
8월에 저 가시연 보러가야겠어요.
또 저거 보고선 신나서 1초간 폴짝 뛰어야지요. ㅎㅎ
아, 정말 무척 좋아요, 글도 사진도.
동원님이 여유가 생겨 두분이 여행을 많이 다니셨음 좋겠어요.
제가 다 즐겁게요~
배타고 연못으로 들어갈 수도 있어요. 뭐, 그건 따로 돈내야 하긴 하지만요. 배위에선 절대로 뛰지 마세요. 연못에 빠지면 저는 책임 못져요.
와~이곳 연꽃은 입을 다물지 못하겠네요. ~^^
아마도 연꽃 단지로는 우리 나라에서 제일로 규모가 크지 않을까 싶어요.
참 신비로운 꽃이에요.
진흙탕속에서 저토록 깨끗한 꽃잎을 피운다는것이요.
한번도 연꽃 향기는 못 맡아봤는데 참 궁금하네요. 어떨지.^^
연꽃 때문에 그곳이 진흙탕이란 걸 자꾸 까먹게 되요.
와~~여기는 어디래요??
잠망경놀이…귀여워요~~ㅋㅋ
실시간이네여~~ㅋㅋ
호스팅 서버가 꼬져서 반응이 좀 느린 것 같아요.
무한대 2차 도메인 때문에 옮기지도 못하고.
그래도 올해는 옮길까 생각중.
옮길래도 데이터가 너무 커서 그것도 걱정이예요.
각 집집마다 고정 IP 하나씩 주고 사용하라고 했으면 좋겠어요.
그럼 우리 집에 서버 만들면 되는데…
여기는 제목에 있는대로 전남 무안이죠, 뭐.
목포 옆에 있어요.
좌우지간 서울선 무지 멀어요.
-_-;;;
제목에 있구나…
=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