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으로 올라가는 길 하나,
공중에 걸려있다.
길은 언제나 지상에 엎드려 있지만
가끔 사람들은 길을 공중에 걸어둔다.
지상에 깔아둔 길은 움직이지 않는다.
등에 업어주긴 하지만
그 자리에서 꼼짝을 하지 않는다.
때문에 그때 우리는
길의 등을 밟고 길을 가야 한다.
길을 공중에 걸어놓으면
그때부터 길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대신 우리는 길을 붙잡고 대롱대롱 매달려 가야 한다.
공중에 걸어놓은 남산길에선
케이블카, 그러니까 줄자동차라 불리는 차가
길에 대롱대롱 매달려 남산을 오르내린다.
세상에는 등에 업혔다가 등을 밟고 가는 길이 있고,
대롱대롱 매달려 가는 길이 있다.
케이블카의 남산길은 매달려 가는 길이다.
매달려 가는 길은 흔들흔들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