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이름은 김재국이다.
세례명은 플로렌시오라고 들었다.
다들 그를 두물머리 김국장님이라 부른다.
매일 오후 3시 두물머리의 생명평화미사에서 사회를 본다.
내가 카톨릭을 잘 몰라서 사회이지
카톨릭을 잘 아는 사람들에겐 사회가 아니라 전례이다.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님은 매일 다르지만
7월 10일로 509회가 된 이 미사의 전례는 예외없이 그였다.
그는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에 반대하고
두물머리 농민권의 생존권을 지키려고
이 생명평화미사에 함께 하는 모든 이들의
공통분모 같은 사람이다.
7월 10일, 미사를 보는 그가 약간 걸음을 절고 있었다.
연유를 물었더니 성남에서 팔당의 두물머리까지 걸어왔단다.
수원의 집을 나선 것이 여섯 시였고
성남까지 버스를 타고 와서 남한산성을 넘었다고 했다.
그리고 팔당대교를 넘고 국도를 따라
두물머리의 비닐하우스 성당까지 걸어왔단다.
7시간 정도를 걸었다고 했다.
언젠가 4대강 사업의 삽질 앞에서 강을 지키겠다고
강을 따라 순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때 강을 따라 걷고 있는 그들의 걸음이 그냥 걸음이 아니라
발로 한걸음한걸음 쌓아서 드리는 기도 같아 보인 적이 있었다.
오늘 그가 7시간 동안 발로 한걸음한걸음 쌓아
오랜 시간 강을 위해 기도를 드렸다는 느낌이었다.
미사가 끝나고 오늘도 예외없이 뒷정리는 그의 몫이었다.
정리한 짐을 옮기고 있는 그가 다리를 절고 있었다.
그의 절고 있는 다리는
4대강과 두물머리의 농민을 지키려고
다리에 실어 7시간의 기도를 드린 사람의 간절함이다.
6 thoughts on “두물머리 김국장님”
참말로 그의 걸음걸음이 간절한 기도이네요.
그렇게 오래 걸으면 다리에 무리가 갈 텐데…
그 때 동원님이랑 갔을 때도 저 분이 사회(전례)를 본 것 같습니다.
말이 7시간이지 정말 대단합니다.
정성과 기도와 외침과 걸음과 이런 것들은 다 하늘로 가서 신의 귀에 닿을라나요…
한라산하고 설악산갔을 때 10시간 걸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냥 서있기만 해도 다리가 후덜덜 떨리더라구요. 다리로 드리는 7시간의 기도는 정말 엄청난 일인듯 싶어요. 그저 존경스러울 따름이예요.
사진만 보곤 스님이 미사에 오셨다, 싶었는데 읽고나니 고개가 숙여지는 분이군요.
이런 분들이야말로 무대 뒤의 영웅이실 것 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머리가 조금만 길어도 곧 밀어버리더라구요.
아… 동원님 전례를 보시던 그 분이 이런 분이셨군요!
정말 대단한 분이네요
몸으로 마음을 열고 끝없이 이어서 나간다는것 진짜 사람, 진짜 종교인이네요
존경스러움이 ….
그 분이 걸어서 미사 오시는 7시간이 ‘기도’인것을 알고 계신
동원님도 참으로 마음이 맑으신 분이에요..맞아요 기도에요
조용하지만 거대하고 ….
비오는데..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이름도 모르고 지내는데..
지난 번 500회 때 갔을 때
신부님이 500회까지 오는 동안 수고한 분들이라고
일일이 소개시켜 주어서 겨우 이름을 알았어요.
여기 일요일마다 매번 오는 아주머니 한 분도 가끔 얘기 나누면
참 말씀이 괜찮아요.
아주 짧은 한마디하시는데 그 말이 마음을 울리곤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