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잎과 빗방울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6월 22일 서울 천호동의 옛날 우리 집 마당에서

무수히 많은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마당에 떨어진 빗방울은
떨어지는 족족 모두 으깨어져 버렸다.

한줄금 비가 긋고 지나간 뒤에
마당에 나가보면
바닥에선 어디에서도
빗방울 하나 건질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장미의 푸른 잎은
그 손이 부드러워
빗방울도 그 손에선 온전하게 그대로였다.
장미잎이 마치 너주려고 하나 챙겨두었다는 듯이
내게 잘 챙겨둔 빗방울 하나를 내밀었다.
냉큼받아 내 것인양 했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6월 22일 서울 천호동의 옛날 우리 집 마당에서

4 thoughts on “장미잎과 빗방울

    1. 연잎의 경우에는 잎을 흔들면 정말 물방울이 이리저리 굴러다니더라구요. 연꽃 사진 찍을 때 비가 내리면 종종 맺힌 빗방울을 흔들며 놀곤 했는데 장미잎은 어떨까 모르겠어요.

  1. 음… 정말 깜찍한 물방울이네요 아가인지 아주 작아요
    높은 곳에서 놀면 다치겠어요 ㅋ
    귀여워요.. 사람의 마음을 끄는 애들 보면..참 작고 일상적인데 눈빛이 머물면
    기특하고 소중해요
    그런것들을 잘 읽어내시는 분이세요 동원님은요^^
    물방울이 똑똑해요 떨어질 곳을 구별하다니..흣! 똘똘이 물방울..

    1. 말은 장미잎이 받았다고 했는데
      받은 것 같지는 않고 물에 젖은 뒤에 그 물을 모아서 저렇게 된 듯도 하고..
      말하자면 빗물에 젖은 다음에 그 물을 동그랗게 마는 기술이 잎에 있는 듯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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