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과 잠자리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8월 22일 경기도 성남의 남한산성에서

창의 끝은 적의로 뭉쳐있다.
그것도 너를 찔러 죽이겠다는
무시무시한 적의이다.
그 창끝에 잠자리가 앉아 있다.
앉자마자 창끝의 적의를
순식간에 달콤한 휴식으로 무마시킨다.
날좋은 오후의 햇볕 속에서
잠자리가 세상의 창끝을 모두
달콤한 휴식으로 녹이고 있었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8월 22일 경기도 성남의 남한산성에서

8 thoughts on “창과 잠자리

  1. 우훗! 언제나의 글도 다 좋았지만요
    오늘 보는 이 글은 정말 좋은걸요^^
    창끝이 적의…그리고 무마시키는 달콤한 휴식은 잠자리의 작은 몸뚱이..
    좋은걸요..아주…
    고추잠자리가 갑자기 보고 싶네요
    작고 매운 빨강색 이쁜 고추잠자리..
    메뚜기보다는 잠자리 잡는것은 조금 잘했어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_^*

    1. 요며칠 계속 날씨가 좋네요.
      이럴 때 마음맞는 사람들을 모아 놀러다녀야 하는 건데..
      취해서 약간 세상을 몽롱하게 흐려놓으면서 말예요.
      주말 잘 지내시고, 좋은 작품도 많이 만드시길요.

    2. 비울음 짙던 여름이 지나서인지 며칠 맑은 날씨에요
      그러게요 허질 허질 실실거리며 흰구름에 막대기 하나 꽂고
      깔깔거리기 좋은날들이네요^^
      저는 어제 만든 작품을 전신성형해주어야 해서 공방 나가요
      오늘 마무리예정인 여인네이지요…^^

    3. 우린 날도 좋고 해서.. 근처에 잠시 나가보려구요.
      전에 갔던 그길로 가면 낮은 산들이 있어서 맛있는 것도 좀 먹고 그럴 생각.
      잘 봐둘테니 나중에 오면 같이 가요.

  2. 그러고보니 한가롭게만 보이던 잠자리의 날개짓이 창의 예봉을 무력화시키는
    고난도 테크닉이었군요.^^ 살포시 앉아서는 창끝을 위무하는 모양새입니다.

    1. 도예가랑 시인이랑 남한산성에 놀러갔는데
      시인이 이 잠자리를 쳐다보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냉큼 찍었죠.
      이런 건 좀더 자세하게 그려야 하는데
      역시 뭐든지 사람마다 몫이 따로 있는지
      자세하고 응축하여 그리는 것은 시인의 몫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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