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쌓인 숲길을 두 연인이 걸어간다.
나무들이 잎을 내려놓고 자신을 텅비운 숲에선
비운만큼 계절이 깊어지고
손잡고 걷는 연인의 사이에선
사랑이 깊어간다.
그 길에선 그냥 걷기만 하면 된다.
굳이 사랑을 속삭이지 않아도 된다.
거리가 짧다면 가던 길을 되돌려 다시 걸으면 된다.
걸을 때마다 발밑의 낙엽이 바스락댄다.
낙엽에 덮인 숲길에선
발밑의 낙엽이 대신 사랑을 속삭여준다.
걸음을 뗄 때마다 사랑해, 사랑해라고
가장 낮게 속삭인다.
낙엽에 덮인 숲길은 걷기만해도
사랑하는 연인의 속삭임이
발밑으로 자욱하게 깔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