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12월 4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매일 오후 3시,
이명박 정권의 4대강 파괴에 맞서
생명평화미사를 올리고 있는 두물머리의 비닐 하우스 성당엔
종종 길잃은 동물이 찾아들곤 한다.
언젠가는 강아지가 찾아들어 터를 잡고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한동안 반겨주다가
그 강아지에 정을 붙인 누군가의 집으로 입양되어 갔다.
일단 찾아들면 이곳에서 제멋대로 이름을 붙여 불러주곤 한다.
이번에는 금계가 한마리 이곳을 찾아 들었다.
미사가 치뤄지는 비닐 하우스에서 지내고 있으며
카메라를 들이댔더니 도망을 안가고
카메라 앞으로 와서 포즈를 취했다.
이름을 물었더니 ‘골치’라고 한다.
골치거리라서 그렇게 정했냐 했더니
금계가 영어로 골든 치킨이라 줄여서 골치로 부르기로 했단다.
수소문을 했더니 근처의 딸기 농장에서 탈출한 녀석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그런데 금계가 영어로 골든 치킨은 아닌 듯하다.
그런 제목으로 영화가 한편 나와있긴 했지만
찾아보니 금계의 정확한 영어는 golden pheasant이다.
금계를 닭이 아니라 꿩으로 본 셈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얘는 꿩이 아니라 닭이며 그 이름은 골치이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12월 4일 경기도 팔당의 두물머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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