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딸은 가끔 거울 속에서 만난다.
따로 약속은 잡지 않는다.
함께 어딘가로 외출하는 날이
둘이 거울 속에서 만나는 날이다.
외출 시간이 빠듯하여
둘이 순서대로 여유있게
거울을 홀로 마주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면
그런 날은 예외없이 거울 속에서 둘이 만난다.
거울 속에서 만난 둘은 즐겁기 그지 없다.
거울은 둘이 함께 하기에는 아주 좁은 편이나
둘은 몸의 거의 모두가
거울 밖으로 밀려나는 불편을 감내하면서
비좁은 거울 속으로 자신들의 얼굴을 밀어넣고
화장을 하기에 바쁘다.
거울 속에서 서로 만나 화장을 할 때
둘은 엄마와 딸의 사이라기 보다
예쁜 변신이 즐거운 여자들로 하나된다.
딸을 키우면서
거울 속에서 그 여자를 만나는 것이
그녀의 즐거움 중 하나이고
딸은 그녀에게 잊혀졌던 여자를 일깨워준다.
두 여자가 가끔 거울 속에서 서로 만나
짧은 시간을 즐거움으로 채운다.
8 thoughts on “그녀들은 가끔 거울 속에서 만난다”
참 예쁘고 흐뭇한 풍경이네요. 좋으시겠어요, 선생님ㅎ.
저는 거의 범접할 수 있는 순간이죠.
화장이 뭔지 그걸로 완전히 의기투합되는 거 같아요. ㅋㅋ
모녀만이 느끼는 따뜻한 공감대는 남자들이 영원히 다가가지 못하는 세계 같아요.
정말 거의 이해 불가한 둘의 세계가 있어요.
뭘 사지도 않으면서 좋다고 옷구경하고 다닐 때도 그렇고..
왕비와 공주… 참 이뻐요 이뻐요..^^ 거울 속의 모녀….
공주이긴 한데 공주병에는 안걸려서 다행이예요.
왕비는 자꾸만 무수리 취급 말라고 나오긴 한다는.
카메라 속 거울까지 이 집 거울이 좋은 일을 하네요.^^
거울 가운데에 자리가 조금 있어 보이는데, 지켜 보시지만 말고 들어가시지요.
사이로 끼어들어 로션이라도 발라볼 걸 그랬나요?
둘이 화장할 때 나누는 대화는 거의 해독불가의 전문 용어를 구사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