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밴드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12월 15일 우리 집 베란다에서

겨울엔 설겆이 할 때
수도에서 찬물이 쏟아지면
물묻은 손이 칼에 베인 듯 아프다.
베란다 화분에서
화초 하나가 잎을
손가락처럼 내밀고 있다.
날씨가 쌀쌀할 때면
찬공기 속으로 내민 잎도
칼에 베인 듯 아플까.
햇님이 지나가다
잠시 햇살 밴드를
잎파리 끝에 붙여주었다.

6 thoughts on “햇살 밴드

  1. 동원님^^ 잘 지내시죠?
    저는 작년 12월부터 충북 영동의 영동병원 외과장으로 일하고 있어요.
    이혼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2년간 부산을 벗어나 있으려구요.
    공기 좋은 곳에서 시골 사람들 수술을 하면서 보내고 있습니다.
    눈구경도 실컷하구요.

    부탁 하나 있어요.
    지연씨 아버님이 구글로 제 이름으로 검색을 하셨나봅니다.
    안느님이 ingstory.com에 ‘돌팔이의 묵상’이라는 연재코너에 제 글을 옮겨 갔었는데 그걸 아버님이 보신 모양입니다. 그 글 속에 송도 가족들과 제주도에 여행갔던 이야기도 있고 하여 마음이 많이 상하셨나봐요.
    지연씨와 그 문제로 다투기도 하구요. 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여, 동원님의 블로그에 담겨있는 저와 관련된 글들 보이지 않게 해주세욤^^

    늘 눈팅하고 있어요. 모든 게 정리가 되면 얼굴 마주보는 날들이 오겠지요.
    forest님꼐도 안부 전해주세요~

  2. 저는 첫 줄에서 설거지를 종종 하신다는 것과
    둘째줄에서 고무장갑 안 끼고 하신다는 게 인상적으로 다가오는데요.^^

    1. 요즘은 집에서 쫓겨나면 큰일날 듯 싶어서요.
      설겆이 안하다가 집에서 쫓겨나
      겨울에 얼어죽었다고 생각을 하면 저절로 설겆이를 하게 되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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