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시작되고 깊어지면서
햇볕이 거실 깊숙이 몸을 들이밀었다.
겨울은 항상 추위와 함께 지냈었는데
올겨울은 햇볕과 함께 지내는 느낌이었다.
햇볕이 가장 깊숙이 들어온 것은 동지쯤이었다.
그때를 지내고 나자
햇볕은 점점 몸을 빼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2월의 보름을 지난 요즘은
베란다의 문을 열고 문의 바로 앞에서만 어른거린다.
그러자 그녀가 문앞으로 햇볕을 마중나갔다.
햇볕을 마중나간 그녀는
햇볕에서 봄의 냄새가 난다고 했다.
그녀는 봄의 냄새를 품은 햇볕의 곁에 앉아
책을 읽어주었다.
햇볕이 눈을 환하게 반짝거리며
그녀가 읽는 책을 함께 읽었다.
2 thoughts on “햇볕 마중”
잔잔한 나레이션이 흐르는 것 같습니다.
모노톤이 모델을 돋보이게 하는진 예전에 미처 몰랐습니다.^^
앉아서 책읽고 있는 모습이 제법 그럴 듯해 보이더라구요.
찍고 싶은 욕구를 확 불러 일으켰다고나 할까.
사진에서 흑백의 두 색은 이미 예술성을 절반쯤 담보해주는 색인 듯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