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살짝 내린 날의 골목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12월 28일 우리 집 아파트 베란다에서

눈이 살짝 덮이고 나면
골목길엔 차들이 버리고 간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어지럽게 얽혀 있었다.

눈이 살짝 덮이면
또 아파트의 마당은
항상 암흑이던 그 검은 빛대신
흐린 하늘이 되었고
그러자 검은 길 하나가
술에 취한 듯 좌우로 비틀거리며
그 하늘을 가른채
아파트 현관에서 골목길까지 뛰어나갔다.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12월 28일 우리 집 아파트 베란다에서

4 thoughts on “눈이 살짝 내린 날의 골목

  1. 어머 위에서 찍은 사진이어서인지
    드로잉작품 같아요 시원하게 쓱쓱…ㅎ
    녹아서 사라지는 드로잉…ㅎ
    좋은 저녁요 동원님~^^

    1. 이사와서 옥상께나 들락거렸는데…
      이제는 한쪽 옥상을 막아놔서 베란다를 자주 출입하고 있어요. ㅋㅋ
      날 풀리면 창문 열고 자주 찍게 될 듯.
      오늘은 좀 흐렸네요.
      즐거운 마음으로 날씨마저 무색하게 만들며 하루 마무리하시길요. ^^

  2. 첫 사진의 눈길 바퀴 자국들은 꼬불꼬불 엉겨 있는 전선들인 줄 알았습니다.
    하이고, 이거 뭔 동네가 이리 실타래처럼 전깃줄들이 엉겨 있더냐, 했거든요.^^
    아래 사진의 비틀거리는 자국은 어떻게 낸 걸까요? 빗자루로 지그재그로 쓴 거겠죠?

    1. 경비 아저씨가 쓰시더라구요. 8층으로 이사를 오니 예전 1층에서 살 때와 달리 바깥 내다보는 재미는 있어요.
      오늘 트위터에서 g님이란 잠깐 얘기를 나눴어요. 블로그도 들어가보구. 약간 중계하면서 하는 유학 생활이 우리들에게까지 즐거움을 주는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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