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종종 비밀을 갖고 있다.
깊은 비밀을 가진 산은 능선을 따라
높게 철조망을 두르고 사람들의 걸음을 막는다.
철조망이 없었다면 그냥 산의 능선을 따라
여저저기 뒹굴다 산의 품으로 돌아갔을 낙엽 하나가
사람들 걸음을 가로막는 비밀 같은 건
산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철조망을 물어뜯는다.
중무장한 바람이 달려들어 떼어놓으려 했으나
낙엽은 거친 몸짓으로 바람을 뿌리치며
더욱 강하게 철조망을 악물었다.
아무 소용없어 보이지만
가끔 낙엽은 개의치않고
철조망을 물어뜯거나 뒤흔든다.
아마도 그 무모함은 계란에게서 배웠을 것이다.
전설에 따르면 바위를 깨뜨리겠다고 달려든 계란이 있었으며
가끔 계란에 바위가 무너져내렸다고 했다.
계란의 전설을 믿는 낙엽이 철조망을 물어뜯는다.
2 thoughts on “낙엽과 철조망”
정말 자세히 바라보면 입을 벌려 물어뜯는 자세네요.
근데, 만우절 지나지 않았나요?^^
4월 한달을 만우달로.. ㅋㅋ
처음에는 산이 개인 소유라 이런 걸 쳐놓았나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