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산수유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4월 10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하늘은 항상
파란색 색도화지를 내밀었다.
어떨 때는 그 파란색 도화지에
구름 얼룩이 져 있기도 했다.
때로 잿빛 도화지를 내밀 때도 있었다.
그러던 하늘이
오늘은 하얀 도화지를 내밀었다.
깔끔한 도화지를 받아든 산수유가
오늘 그 도화지에 노란 꽃을 그렸다.

사흘만에 다시 산수유를 찾았다.
오늘은 하늘이 푸른 색도화지를 내밀고 있었다.
산수유는 또 그 색도화지에 노란 꽃을 그렸다.
어쩜 그렇게 며칠 전하고 똑같냐.
도화지는 달라져도
산수유는 언제나 같은 그림을 그린다.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4월 14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2 thoughts on “하늘과 산수유

  1. 매난국죽만 아니라 산수유 가지도 선비의 눈에 들면
    흥에 겨워 화선지 펴서 칠 수 있는 화초로 바뀌는군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