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의 사랑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4월 10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너는 노란 마음을 들고
내게로 왔지.
그리고 그 노란 마음을 내게 내밀며
사랑을 고백했어.
나는 냉큼 그 사랑을 받고
네게 내 마음을 내주었지.
내가 마음을 내주자
너는 노란 마음을 거두고
하얀 날개를 꺼내들었어.
난 그것도 너의 마음인 줄 알았어.
난 너의 하얀 마음에
내 숨결을 새겨넣고 싶었지.
그래서 난 입을 모아
네게 입김을 훅 불어넣었지.
그러나 그 순간
너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바람삼아 나의 숨결에 올라타더니
아무 미련없이 내 곁을 떠나더군.
이제 남은 마음은 단 몇 개 뿐.
나는 요즘 숨을 죽이며 살고 있어.
혹시라도 네가 내 숨결을 바람처럼 타고 올라
어디론가 도망가 버릴까 불안하기 때문이지.
넌 내게 노란 사랑으로 왔는데
이제는 하얀 불안이 되어 버렸어.

Photo by Kim Dong Won
2006년 4월 25일 서울 천호동의 한강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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