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찍으러 갈 곳이 마땅 찮을 때
항상 마음이 기우는 곳이 있다.
내게는 그곳이 어린이대공원이다.
지하철 5호선의 아차선역에서 내리면
곧장 후문으로 연결된다.
집에서 나가 도착하기까지 30분도 걸리질 않는다.
요즘은 아이들이 많이 놀러오는 때라서
더더욱 사진에 담을 수 있는 풍경들이 많다.
4월 24일 화요일 오후에 잠깐 나가서 두 시간 정도 사진을 찍었다.
아이들에게서 재미난 장면을 여러 장 얻었다.
후문을 들어서니 나무들이 푸르다.
아직 4월도 다가지 않았는데
5월은 푸르고나 우리들은 자란다라는 노래가
절로 나올 것만 같았다.
돗자리 효용의 극대화.
이렇게 많이 앉고도 아직 가운데가 비어있다.
어른 여러분, 어린이를 본받읍시다.
자꾸 몸집을 부풀려 모든 것을 싹쓸이하려 들지 마시고
체구에 관계없이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듭시다.
보세요, 가장 체구가 큰 선생님은
아예 돗자리 안으로 들어오지도 못하고
아이들 돌보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대기업들은 돗자리 안을 엿보지 말고
유치원 선생님이나 좀 본받으세요.
아이들이 길가로 나란히 앉으면 그곳에 노란 꽃이 핀다.
아이들이 앉은 곳이면 사실 어디나 곧바로 꽃이 핀다.
꽃 두 개는 일어서 있었다.
어머니, 소녀가 정녕 그렇게 예쁘옵니까?
그럼, 너는 얼마나 예쁘고 소중한지
엄마는 사실 너를 바깥 세상에 내놓은 뒤에도
너를 항상 마음 속에 담아갖고 다니고 있단다.
아이의 고집과 엄마의 기다림.
아이가 무슨 심사가 뒤틀렸나 보다.
가다 말고 주저 앉더니 뒤로 돌아앉아 고집이다.
엄마는 아이가 고집을 스스로 풀 때까지 한참 동안을 기다렸다.
좋은 엄마는 화내지 않고 기다림으로 아이를 키운다.
엄마가 기다려주면 아이는 스스로 화를 풀고 엄마에게로 간다.
아이도 알 건 다 안다.
풀밭 위의 휴식.
느낌이 평화롭다.
평화는 나무와 푸른 풀밭이 가져다준다.
나무와 풀밭을 치우고 콘트리트 광장의 뙤약볕을 상상해보시라.
휴식을 아무리 가져다 놓아도 삭막하기만 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아기들은 차를 한 대씩 갖고 있다.
엄마가 완전 수동으로 운전하는
세상에서 가장 편한 차이다.
아이들이 모이면 아이들은 저네들끼리만 놀지 않는다.
아이들은 엄마들도 함께 모여 놀게 해준다.
반짝반짝 빛나는 네 개의 작은 별과
그 별들의 선생님.
오, 신이시여.
제가 정녕 물위를 걷고 있는 것이옵니까?
야, 이 녀석아,
그게 다 이 아버지 덕이야.
5 thoughts on “어린이대공원에서 아이들로부터 얻은 풍경”
ㄹ여오
유치원 선생님에게서 많은 걸 배우게 합니다.ㅎㅎㅎ
늘 제가 못 보는 시선에서 들려주는 이야기에 감읍할 뿐입니다.
애들에게 못된거 가르칠 수야 없겠죠, 뭐.
대학 졸업하면 유치원 교육을 다시 받게 하던가 해야 하는가봐요.. ㅋㅋ
어린이공원인데 다양한 연령대가 모여 있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청춘공원, 어르신공원이었다면 홀배이셔도 이렇게 다양한 연령대가 오진 못했을 것 같죠.
어린이들과 잘 놀아주시는 털보님에겐 과연 이곳이 좋은 놀이터일듯 싶습니다.^^
가끔 절 졸졸 따라오는 아기들도 있어요.
오, 성향 특이한 걸.. 하고 웃게 되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