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과 시대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5월 11일 서울 지하철에서


옷은 때로 옷에 그치지 않고
한 시대가 된다.
그렇게 지금은 사라진 한 시대가
옷에 고스란히 담길 때가 있다.
지하철과 동네의 골목길에서
그렇게 하여 조선시대를 만났다.
오래 전에 사라진 시대가
옷 하나에 고스란히 담겨
우리의 세상에 앉아있고
우리의 세상을 걷고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옷만 걸쳤다고
조선시대가 오늘로 날아올 수는 없다.
알고 보면 옷과 함께
그 시대를 계속 지켜온 사람이리라.
단순히 옷만 갈아입어선
사라진 시대를 오늘로 가져올 수가 없다.
우연찮게 외출을 했다가
옷에 조선시대를 담아
오늘까지 지키며 살고 있는 분을
두 분이나 보았다.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5월 12일 서울 천호동에서

2 thoughts on “옷과 시대

  1. 아니, 한 번도 보기 어려운 장면을 두 번씩이나 보시다니요.
    갓부터 부채에 신발까지 의관을 제대로 갖춘 옛날 모습 어른들이 젊은 처자들의
    뒷태보다 확실히 눈길을 끄네요.^^

    1. 그것도 지하철에서 한참 눈붙이고 있다가 눈을 떴더니 저만치 옆에 앉아계시더라구요.
      집앞 골목에서 찍은 사진도 사진 몇 분만 엇갈렸으면 못봤을 장면이었어요.
      인연이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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