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릴리스의 수술은
처음에 꽃이 열렸을 때는
짙고 어두운 빛깔이다.
윤기마저 조금 흐른다.
근육을 갑옷처럼 걸치고
남성미를 자랑으로 삼으려는
전형적인 수컷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건 껍질의 색이다.
수술은 금방 껍질의 고집을 버리고
암술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란색의 꽃가루 패션으로 변모하는 것을 마다 않는다.
사랑하려면 껍질의 고집을 버려야 한다.
그것이 아마릴리스 수술의 사랑관이다.
그 사랑관을 몸소 실천하여 보여준다.
아마릴리스의 꽃속을 들여다 보면
수술은 여섯 개, 암술은 딱 하나이다.
꽃속의 세상은 일처다부제의 세상이다.
남자 여섯이 여자 하나를 바라보고 있는 여자 중심의 세상이다.
남자 많은 여자를 욕할 일이 아니다.
아마릴리스는 그것이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말한다.
인간 세상에선 손가락질 받을 일이
아마릴리스의 세상에선 아름다움의 기본 요건이다.
인간은 꽃의 입장에서 보면 아름다움을 거스르며 살고 있다.
4 thoughts on “아마릴리스의 사랑관과 인생관 – 아마릴리스 시리즈 4”
일부다처,의 꽃은 없나요?
아마릴리스 안 좋은 꽃이네요.
일처다부라니….
나쁜 꽃….
일부다처,의 꽃을 찾아 봐야겠습니다. ㅎ
꽃들은 우리보고 나쁜 놈들이라고 할 듯. ㅋㅋ
빨간색이 화려하다 못해 처연해 보이기까지 할만큼 강렬하네요.
껍질의 고집을 버려야 사랑을 얻는 건 얘네나 저희나 마찬가지군요.
분명히 검정색 수술을 봤는데 나중에 보니 모두 노란색이더라구요.
그래서 다음에 또 꽃이 피었을 때 그 앞에서 지키고 앉아 있었어요.
놀랍게도 색깔이 변하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