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기다리는 우산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6월 8일 서울 광화문에서

우산은 비를 기다린다.
새들도 날개를 접는 비오는 날,
우산은 드디어 날개를 편다.
우산은 젖어야 날개를 펴고
세상을 나는 새이다.
비가 오면 우산은 우리의 머리맡으로
낮게 저공비행을 하며 떠다닌다.
우리의 머리맡으로 바짝 붙어
날개에 부딪는 빗소리를
우리의 귀에 가득 담아주며
세상을 낮게 난다.
서울 광화문의 지하도에 늘어선 우산이
바깥의 날씨를 궁금해하며
날갯짓을 연습하고 있었다.
우산이 날개를 펼 때
우산을 파는 아저씨는 어깨를 편다.

2 thoughts on “비를 기다리는 우산

  1. 외람되지만, 글제와 사진 그리고 시를 보면서 조숙한 초딩의 동시 습작을
    찬찬히 감상하는 것 같은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근데, 비 오는 날의 특수라지만 만오천원이면 조금 비싼 거죠?^^

    1. 제가 초딩들하고 잘 어울려 놀기는 하지요. ㅋㅋ
      가격은 별로 눈여겨 보지 않았어요. 요즘은 우산이 거저 생기는 경우가 많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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