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온통 바깥은 빗방울의 고공 낙하 경연장이다.
한편으로 비오는 날,
우리 집 베란다의 방충망 또한
온통 빗방울의 레이스 경연장으로 뒤바뀐다.
지금은 오른쪽 레인의 빗방울카가
전속력으로 결승선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종종 최종 결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뒤바뀌곤 한다.
때로 잘 나가던 빗방울카가
중간에 멈추어 한참을 꼼짝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그 사이에 뒤늦게 출발한 빗방울카가
모든 빗방울을 훌쩍 추월하여
결승선으로 골인하곤 한다.
비오는 날,
인생에 늦고 빠름이 없다며
빗방울카들이 방충망 레인을 질주한다.
6 thoughts on “빗방울 레이스”
흔한 소경을 특별하게 둔갑시키는 감성의 마술사 셨군요 !~~ㅎㅎㅎ
일이 시작되면 집안에서 꼼짝을 못해서..
어디 나가진 못하고 하니까 베란다에서 빗방울을 울궈먹게 되는 거 같습니다. ㅋㅋ
거 비와요?
여 비 안 오는데요…
ㅎ 새벽에 어찌 가셨는지도 모르고….잘 가셨지요? 다음에 또….ㅋ
잘 들어왔어요.
이번에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독특한 처자들이었던 듯.
명랑하고 쾌활하고.. 게다가 자유로운 듯하고.
80년대생 시인들의 시가 이런 처자들을 바탕으로 삼고 있지 않나 싶더라구요. ㅋㅋ
좋았어요.
비는 거기 가기 전날 내린 거예요.
빗방울 눈물은 많이들 얘기하는데, 레이스카로 그리시니 훨씬 실감나네요.
방충망이 네모라 반듯하게 직진을 허용할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브레이크를
걸거나 이상환경을 조성해 딴지 걸기도 하는 게 인생길 축소판이네요.
유리창은 이렇게 줄지어 내달리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방충망에선 이런 일이 벌어지더군요.
한참 구경했는데 한창 쏟아질 때는 상당한 경쟁이 펼쳐지더라구요. ㅋㅋ